희망이 보여요

톡톡~ 마음의 문을 열어요! 마음톡톡 캠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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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여수에 있는 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1박2일로 ‘마음톡톡’ 캠프가 열렸습니다.
미술과 무용, 음악을 이용한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인 ‘마음톡톡’ 캠프는 GS칼텍스의 후원과 (사)대한민국교육봉사단의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유월 첫날, 여수 지역 12개 지역아동센터의 4~6학년 아동 54명, 아이들과 24시간을 함께 할 20명의 자원봉사자(수호천사), 그리고 8명의 전문예술치료사들이 만났습니다.

수호천사 한 명당 아동 두세 명이 한 조를 이루었고, 이렇게 모인 5개의 조가 다시 한 팀을 이루었는데요. 총 4팀으로 구성된 이번 캠프는 각 팀별로 치료사 두 분과 함께 이틀 동안 7회기에 걸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톡톡, 마음의 문을 열어줄래?

 

“싫어요, 안 할래요.”

처음에 조가 나뉘고 팀이 나뉘자 아이들 얼굴이 울상이 되어 갑니다. 선생님, 수호천사들과의 첫 만남이 어색하고, 같이 온 친구들과 헤어진 탓입니다. 낯선 것들에 대해 극복할 에너지가 없는 아이들에겐 처음이라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같은 센터 친구들과 다른 팀이 되도록 구성을 했는데 그게 속이 상했는지 계속 팀을 바꾸어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급기야 가영이는 울음까지 터트립니다. 초반부터 우리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담당 수호천사들이 따뜻한 미소로 아이들을 보듬어서 활동실로 함께 이동합니다.

 

 

1회기에는 어색함을 풀어 줄 특별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평범한 소개가 아니라, 예술 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나무를 그림으로 그리고 표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그림만 보여주기도 했지요. 자신이 나무라며 팔 벌린 자신을 그린 세호, 지구에 심긴 나무를 그린 정현이 등 다양하고 멋진 나무들이 가득했습니다. 또한, 조금 더 서로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신체활동 중의 하나인 꼬리잡기를 했습니다. 스킨십이 낯선 아이들은 옷을 빼 어깨에 올려 두기도 했고 하고 싶지 않다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강요하거나 억지로 끌어오지는 않습니다. 치료사 선생님과 수호천사들은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천천히 다가갑니다.

“ 하기 싫어도 괜찮아, 나중에 참여하고 싶으면 꼭 알려줘.”

친절한 말 한마디로 아이의 기분을 존중하고 다독이며 기다려 줍니다. 자신들을 기다려주는 따뜻한 눈빛과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조심스레 마음을 열었고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나에게 톡톡, 너에게 톡톡

 

“ 선생님은 우리 친구들이 이 활동 시간에 즐겁게 놀다 갔으면 좋겠어. 학교처럼 딱딱하게 틀 안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나 자신을 표현하고 즐기는 시간 말이야. 하지만 각자의 자유로운 표현 때문에 다른 친구가 기분 나빠선 안 되겠지?”

활동 놀이를 시작하기 전 아이들과 수호천사 그리고 치료사 선생님은 서로를 위한 약속과 규칙을 정했습니다.
첫 번째, 서로의 작품을 소중히 다루기, 두 번째,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질 때는 허락 받기, 세 번째, 욕 쓰지 않기 등등 각 팀만의 약속을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자신을 자제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보입니다. 영진이는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활동시간에 욕을 하고 화를 냅니다. 그런 영진이의 과격한 행동과 말에 다른 아이들도 눈살을 찌푸립니다. 결국, 활동은 잠시 중단되고 치료사 선생님은 영진이에게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차분하게 물어봅니다.

“그냥 기분이 나쁘잖아요!”

아직도 씩씩거리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아이의 말에 선생님이 종이를 가져 왔습니다.

“영진아, 그럼 너의 감정을 이 종이로 표현해 볼까?”

그러자 영진이는 종이를 찢기도 하고 구기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재미있는지 아이들도 따라서 종이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합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화를 내며 자신을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던 영진이가 조금 다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나자 머쓱하게 웃으며 조금씩 따라와 주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자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영진이의 작은 변화가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다른 활동실에서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넓은 활동실 안에서 마스킹 테이프로 바닥에 자신의 방의 크기를 표시하고 꾸며보는 활동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공간이 겹쳐서 욕심을 부리는 친구도 있고, 다른 친구는 싫은 표현도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양보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서로 의견을 맞춰가고 길을 내주고, 싸우지 않고 배려하며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큰 공간을 만들었던 민준이는 그 공간 바닥에 마스킹테이프로 ‘금지’라는 글자를 크게 붙여 자기만의 공간을 강력하게 표시합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방안에 문패도 예쁘게 그리고 가구를 넣어 꾸미기보다는 확실한 영역과 아주 큰 공간만을 고집하던 민준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옆 친구의 공간과 동맹을 맺었다며 두 친구가 함께 다니며 친해집니다. 자기 영역에 누구라도 들어오면 안 될 것 같던 민준이는 친구와 함께하니 더 큰 공간을 함께 쓴다고 좋아합니다. 더 큰 공간을 가진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지나가는 길을 좀 내주지 않을래?” 하는 선생님의 말씀에 두 친구가 함께 긴 선을 붙여서 다른 친구들을 위한 멋진 길을 완성합니다. 그 길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생기자 서슴없이 상대방에게 다가가 길을 지나갈 수 있는 허가증이라면서 엄지와 약지에 빨간 마스킹테이프를 돌돌 말아 줍니다. 테이프를 두른 엄지와 약지를 빼고 손가락을 접으면 신기하게도 약속 모양의 형태가 되는데 이것이 우리만의 약속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영역에 누군가 들어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활동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더 나아가 친구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배려하는 것을 배워갑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톡톡

 

6회기에는 각자 팀별로 활동하였던 모든 아이들과 수호천사, 치료사 선생님들이 함께 소극장에 모여 합동 활동을 하였습니다. 다른 팀에서 활동하던 새로운 친구들과 마주하기도 하고, 새로운 치료사 선생님과 수호천사들도 만났습니다. 캠프가 시작되던 날의 어색함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초반의 어수선함과 어색함을 순식간에 누르고 형형색색의 스카프를 휘날리며 새로운 짝꿍을 만나 누구라 할 것 없이 “너랑 나랑 만나서 마음 톡톡”이라는 퍼포먼스를 함께 즐겼습니다. 진행을 도운 스텝들도 마치 훌륭하게 준비된 공연을 본 것과 같이 깊은 감동을 받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성녀 수호천사는 함께 무대에서 퍼포먼스 하던 중에 그간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고 식사도 거르는 아동 소영이를 짝꿍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소영이의 밝은 미소를 보고 무척 놀라웠다고 전했습니다.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친구의 마음을 보게 된 수호천사는 변화의 가능성을 보고 이 활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게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내일을 향해 톡톡

 

“아이들이 필요했던 건 진심인 것 같아요.”

치료사 선생님께서 퇴소식 때 소감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사실 짧은 기간 동안 모든 아이가 완전히 변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끝까지 참여하는 것이 어려웠던 친구들도 있었고, 막바지 활동 중에도 불안감에 울음을 터트린 친구도 있었습니다. 수호천사에게 활동 자체를 꺼리며 심술부리고 떼도 썼습니다. 그러나 모든 활동을 마치고 보인 공통적인 큰 변화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했던 수호천사의 한 마디면 조르르 달려가기도 하고 껌딱지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에 하루 새 가족과 같은 유대감이 느껴졌습니다. 진심이 통한 다는 것은 시간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매 순간 다가가는 진심은 아이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마음톡톡 캠프에 참여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어요.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저를 차가운 시선으로 봤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느껴졌어요. 너무 감사해요.”

어느새 다가온 퇴소식. 아이들의 대표로 다소 왜소해 보이는 은정이가 큰 무대에 올라 많은 친구들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차분히 활동 중에 느꼈던 진심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단순한 소감문 수준을 넘어서, 귀로 듣고도 믿을 수 없었던 감동적인 말들이 친구들과 치료사 선생님들, 수호천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들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비전을 갖고 있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마음톡톡 캠프에 참여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배워가는 것이 많고 아이들이 많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이어 진행된 이가람 수호천사의 소감발표를 통해서 이 캠프의 주인공은 상처 받은 아이들이었지만 수호천사들도 아이들과 함께하며 치유를 경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퇴소식의 모든 순서를 마치니 눈물을 감출 수 없는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호천사들과 치료사 선생님들도 아쉬움에 다시 한 번 아이들을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헤어짐이 아쉽고 눈물이 날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했고 진심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나 봅니다.
참가자 모두의 마음을 ‘톡톡’ 두드린 1박2일의 시간이 우리 아이들에게 내일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찬 출발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이 포스트에서는 아동들의 신상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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