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보여요

다시 한 번 마음톡톡, 한 뼘 더 자란 나무가 되어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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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목)부터 10일(토)까지, 2박 3일 동안 여수 예울마루에서 마음톡톡 캠프가 열렸습니다. 이번 캠프는 이미 캠프에 참여했었던 어린이들이 한 뼘 더 자란 청소년이 되어 다시 찾은 “Again 마음톡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년 전 똘망똘망했던 눈망울을 그대로 간직하고 돌아온 지현이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중2 언니들은 안와요?”

지현이는 5학년 때 마음톡톡 캠프에서 만났던 ‘언니들’을 가장 먼저 찾았습니다. 낯설고 어리둥절했던 첫 캠프의 기억을 재밌고 따뜻한 시간으로 만들어 주었던 6학년 언니들을 만날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달려왔던 것이죠. 열네 살 청소년들만 초청된 이번 캠프의 시작은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자신의 강점을 찾으라”는 미션을 받고 치료사선생님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몸과 마음을 서서히 열고 참여하는 지현이. 어색함과 쑥스러움을 가득 안고 무대 위로 오른 아이들은 장난꾸러기 몇몇을 제외하고, 조명 빛이 닿지 않는 구석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그러나 곧 수호천사선생님들의 응원박수와 마음톡톡 치료사선생님들의 따뜻한 목소리, 그리고 친구들이 부르는 손짓에 용기를 내고 함께 어깨동무를 해봅니다.

 

“5억이 생긴다면, 기부할래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착한 마음씨를 가진 지현이. 치료사 선생님이 준비해 오신 질문에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밝고 선명한 목소리에서 단호함이 느껴졌습니다.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누군가를 위로 할 수 있듯이, 마음톡톡캠프에서 ‘친구들‘과 ‘재미’를 선물 받은 지현이는 누군가에게 주저 없이 ‘선물’이 되고 싶은가 봅니다. 그런데 가장 상처 주었던 사건에 대한 물음에는 “기억이 안나요…. 나쁜 기억은 지워버렸나 봐요” 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합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지현이는 여전히 상처를 꽁꽁 숨겨 둔 채 기억 저편에서 혼자 아파하는 모양입니다.

‘그래, 지현아 많이 아팠지? 여기는 괜찮아, 이곳은 안전해’

 

“우리가 숲이 되어주자”

 

누군가에게 숲이 되는 사람으로 한 뼘 더 성장했기를 바랐습니다. 세 명이 숲이 되고 사슴을 사냥꾼으로부터 숨겨주는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숲이 되어 서로를 지켜주기도 하고 연약한 사슴이 되어 친구들 사이로 숨어들기도 했습니다. 사냥꾼이 사슴친구를 잡으려고 하면 얼른 감춰주기도 하고요, 쫓기는 사슴이 될 때면 쏜살같이 달아나서 숲이 된 친구들 등뒤로 숨기도 하면서, 지현의 웃음소리가 커지는 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지현이의 삶에 ‘사냥꾼’이 찾아들었을 때, Again 마음톡톡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숲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이 하룻밤 자는 동안 한 뼘 더 자랐기를 꿈꾸며 첫째 날 밤을 맞이했습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래요. 내 강점은 미모^^”

 

이윽고 둘째 날. 지현이의 얼굴에 첫째 날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열네 살 소녀의 미소가 번집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내 안에 있는 강점씨앗 발견하기. 정성들여 씨앗을 만들고 어떤 공격에도 쉽게 부서질 것 같지 않은 튼튼한 유리볼에 잘 담았습니다. 내 안에 강점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강점에 귀 기울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거친 말들도 오고 갑니다.

“나이 값 좀 해라. 넌 이미 글렀어!”

 

 

그렇게 아이들은 누군가로부터 들은 말들을 쏟아냅니다. 지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던 상처 주는 말들을 다른 이들에게로 쏟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프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데, ‘그냥’ 나온 말인데… 희망의 씨앗을 꺾어 버리는 험한 말들을 툭툭 내뱉는 아이들을 보면서 모든 가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는 아니었을까요? 치료사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에게 비난이 아닌 격려로써 바로잡아 주었습니다. 그렇게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 고리를 끊고,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존중함으로써 다른 친구들을 존중하는 에너지가 Again 마음톡톡 캠프를 통해 생겨나기를 기대해봅니다.

 

“고마워”, “괜찮아”, “사랑해”

 

지현이는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런웨이 무대에 오를 생각에 두근두근 심장이 빨리 뛰었습니다. 소녀들의 필수품 손거울과 머리빗으로 수차례 확인하고 나서도 진정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조명이 켜지고, 준비된 동작을 한 후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무대를 빠져나가면서 가면 뒤로 미소와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예쁜 고양이, 멋진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까지 총출동하여 꾸며준 가면무도회가 끝나고 아이들은 가면을 벗어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과 마주했습니다. 이어 그 동안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 속 진심을 촛불과 함께 밝혔습니다.
“고마워”
지현이는 그 한 마디를 내뱉으면서 눈물을 삼켰습니다.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버텨왔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었던 까닭이겠죠.

 

“우리 나무가 되어 다시 만나자”

 

활동을 마무리 하며 치료사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진심을 나눴습니다. 2박 3일 캠프동안 아이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없던 일처럼 되돌릴 수도 없고, 앞으로 닥칠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없지만, 스스로 발견했던 씨앗에게 비바람이 불고 뙤약볕이 내리쬔다 하더라도 그것들을 견딜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기를 바란다고. 그래서 3년 전보다 한 뼘 더 자라 오늘 만난 것처럼, 다시 만난다면 나무가 되어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퇴소식.

2박 3일 내내 조용히 우리의 모습을 지켜봐주시던 이수정 팀장님은 아이들에게 “진짜 마음톡톡이 무엇인지 여러분이 알려주었다”고 말씀하시며 “마음톡톡이라는 단어가 성인이 되어서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2박 3일의 캠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 지현이는 친구들과 수호천사 선생님들 그리고 치료사 선생님들과 함께 작별을 하면서 다시 만날 때는 ‘많은 새들이 깃드는 나무’가 되어 만나자고 다짐을 나눴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지현이와 친구들이 캠프에서 발견한 내면의 용기와 희망의 씨앗을 잘 키워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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